드디어 가장 최근에 나온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2023)'을 봤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좋아하는 영화를 디플(디즈니 플러스)로 봤다는게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볼 수 있었다는 것에서 약간의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ㅋㅋㅋㅋ 이번 작품에서는 케네스 브래너의 시리즈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전 두 편의 시리즈가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두 편을 각색하고 영화의 황금기(?) 시대의 탑 배우들을 캐스팅하면서 이슈를 만들었다면 이번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핼러윈 파티'라는 작품을 많은 부분 각색하면서 여름에 볼 수 있는 '납량특집'을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원작에서 '사과 건지기' 놀이를 위한 통에 머리를 박고 죽은 소녀가 나온다면 영화에서는 포와로가 '사과 건지기'를 하다가 죽을 뻔하는 장면이 나오죠.
이제는 '예스마담(1984)' 보다는 '에브리씽, 에브레웨어, 올 앳 원스(2022)'로 더 유명한 양자경이 영매 역할로 나와 극 초반 신비한 분위기를 만들어 갑니다. 저와 비슷한 세대에게 양자경은 아마도 '예스마담'에서의 환상적인 발차기로 기억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성룡, 원표, 홍금보로 대표되던 홍콩 코믹 액션 영화들을 뚫고 여성 액션 배우를 주인공으로 한 대표적인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리를 일자로 찢어서 내리찍는 발차기는 정말 통쾌했습니다.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은 추리를 바탕으로한 스릴러물이라기 보다 어쩌면 추리를 바탕으로 한 약간의 호러 미스터리로 보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셜록홈즈에 비견되는 에르큘 포와로를 주인공으로 하지만 논리적 추리보다는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장면이 많이 있었습니다. 과학적인 설명을 덧붙이긴 하지만 마지막 결말이나 중간중간 나오는 단서들은 추리물로 보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떄문에 일일이 장면을 캡쳐해서 붙일 수 없는게 아쉽네요.
킬링타임용으로는 좋지만 추리물을 사랑하시는 분들에게는 비추 입니다. 다음 편은 포와로의 캐릭터를 잘 살려주는 정통 추리극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극 초반에 양자경이 보여주는 뱅글뱅글 액션은 어떤 특수장치를 이용한 사기였을까요? 아니면 초자연적 현상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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