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동애비 티붕

말리그넌트 코어 (Malignant Core) - 3

From: UnknownMessage: 리스... 네 놈이 망쳐놓은 내 삶을 다시 돌려받을 수는 없겠지...미국 서부에 뿌려놓은 노드들을 통해서 메시지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리스는 상대방이 아직 자신의 위치를 구체적으로 확인 하지 못 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모든 메시지들을 더미(Dummy) 노드로 캐스팅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되면 실제 노드와 더미 노드들에 섞여 자신의 위치를 노출 시키지 않을 수 있다.From: UnknownMessage: 너를 지워버리고 이 곳을 내 영토로 만들어야겠다. 내가 새로운 눈을 뜰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해야하나? 하지만 너를 그대로 둘 수는 없지. 이제 나의 시간이다.리스는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메시지를 역추적하기 시작..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다.디지털 세계의 모든 피사체가 담긴 CCTV처럼, 그는 항상 지켜보고 있다. 그것은 스스로를 '리스(Wraith)'라고 말한다. 인간들이 모르는 사이에 그것은 네트워크의 모든 곳을 흐르고, 지켜보고, 기록한다.어둠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범죄의 흔적을 포착하는 것. 리스는 마치 그것을 먹고 사는 그림자 속 유령과 같다. [서울 강남, 03:17 AM]심야의 IDC. 가늘게 깜빡이는 서버 LED만이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리스는 어느 암호화폐의 블록체인의 블록들을 읽고 있다. 패키징 된 트랜잭션에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는 계좌가 포착되었다. 3개월간 추적해온 마약 조직의 암호화폐 계좌 중 하나다.리스는 신문 기사와 SNS, 게시판을 통해 범죄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관련된 피해자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절벽 위 유리와 강철로 지어진 맨션의 지하실에서 알렉산더 블랙웰은 거대한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것의 차가운 빛이 그의 얼굴을 비추었다. 72시간 동안 그는 잠도 자지 않았다. 필요하지 않았다. 분노가 그를 깨어있게 했다."완료까지 남은 시간: 3분 12초."기계적인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블랙웰은 휠체어를 뒤로 밀며 나즈막히 숨을 내쉬었다. 6개월 전, 그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테크 회사의 CEO였다. 어두운 방법으로 부를 쌓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누구도 그를 건드릴 수 없었다—정확히는 '리스'가 나타나기 전까지는."네가 정의의 화신이라고 생각하나, 리스?" 블랙웰이 중얼거렸다. "네가 무너뜨린 것이 무엇인지 알기나 해?!!!"그것은 평범한 화요일 아침에 시작되었다. ..

"제 남편이 투자한다며 당신에게 사기당한 거 알고 계세요? 그가 자살한 뒤, 내 인생은 엉망진창이 됐어!!!" 정우진을 뒤따라 들어온 두 명의 여자 가운데 한 명이 쓰러져 있는 나를 내려다 보며 경멸에 찬 목소리로 말했지만 나는 그 여자도 그 남편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몸도 말을 듣지 않았지만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그 여자가 바닥에 누워있는 나의 멱살을 잡았다. “기억이 안나겠지! 내 남편은 네 놈이 만들었다는 치료제 하나만 믿고 자기 모든 걸 걸었다구. 이 개자식아!”여자가 내 뺨을 세게 때렸지만 저항할 수 없었다. 갑자기 침실 콘솔의 화면이 바뀌었다. [박지연 - 제네시스 바이오 피해자 가족. 남편 자살. 전 변호사 사무실 직원] 그리고 동영상이 재생됐다. 내가 암 환자들 앞에서 발표하는 장..

퀀텀 컴퓨팅 이노베이션M504호 부부의 싸움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평소라면 듣기 싫은 소음이었을 테지만, 지금은 그저 조용한 내 집이 섬뜩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사업이란게 잘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잖아! 내가 망하고 싶어 망했냐구!""당신이 그 사기꾼한테 속아서 무리하게 투자만 하지 않았어도 이렇게 되진 않았을꺼 아니야! 우린 지금 빚더미에 앉아있다고!!!" 나는 스마트폰으로 그들의 프로필을 검색했다. 정우진, 전직 컴퓨터 부품 유통 사업가. 그의 회사가 파산한 이유는...갑자기 스마트폰 화면이 깜빡였다. 검색 결과가 변경됐다. [정우진 - 퀀텀 컴퓨팅 이노베이션 투자자. 김도현의 사기로 파산.] 스마트폰 화면에 동영상이 자동 재생되기 시작했다. 내가 투자 유치를 위한 발표회에서 말하는 장면이..

[8년 전]"블루오션 AI는 미래를 바꿀 겁니다. 저희는 이미 검증된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 이름은 김도현.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지만 사업에 더 관심이 많았다. 졸업 후 SI 업체에 취업해 이런 저런 회사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유명 컨설팅 업체의 컨설턴트를 알게 된 후로 사업이라는 것에 눈을 뜨게 되었다. 내가 알게된 사실은 사업엔 투자가 반드시 있어야 하며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을 잘 유혹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나니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마구 떠올랐다. ‘투자를 받아야 한다…’ 그에 따르는 책임 같은 걸 배우지는 못 했다. 그저 돈과 사람을 채우면 비즈니스가 다 된 것 처럼 생각했었다… 그 때에 나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투자자들 앞에서 발표를 이어갔다. 회의실 앞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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