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글을 써 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남이 평가하는 것

Tiboong 2025. 4. 8.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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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JZnzjzjYkK0?si=-QDfw3wCSZUVrp5p

YO YO MA & ITZHAK PERLMAN PLAY DVORAK

나는 요요마를 좋아한다. 처음 요요마의 첼로를 들은 것은 집에 있던 카세트 테이프였다. 요요마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집.

그 구슬프게 들리는 첼로 소리가 좋았다. 듣고 있으면 혼란스럽게 뒤죽박죽이 된 머리 속도 차분하게 가라앉는 것 같았다. 클래식이라곤 학교 명상시간에 밖에 들어본 적이 없던 내가 어쩌면 처음으로 좋아했던 음반이기도 했다.

 

어린 마음에 친한 형에게 이야기했다.

'무반주 첼로곡집 들어봤는데 좋은 것 같아요' 

'누가 연주한거 들었는데?'

'요요마요.'

'ㅎ~ 요요마는 별로라던데?'

 

그냥 할 말을 잊었던 것 같다. 순수한 마음으로 그 음반을 좋아했다면 나는 그 이야기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을 것이다. 어린 마음에 '나도 클래식 좀 들을 줄 알아요.' 하고 잘난 체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 이야기에 아무말 못 하고 어디 가서도 요요마의 연주를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 했다.

어쩌다 유투브에서 듣게 된 요요마의 연주는 여전히 구슬프다. 누군가는 첼로가 울고 있다고 표현했다. 구슬프다는 표현이 너무 저렴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구슬프기도하고 누군가 낮은 소리로 슬픔을 억누르며 우는 소리로 들리기도 하고, 어떤 이가 혼잣말로 자기의 이상을 나즈막히 읍조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그 소리에 마음이 차분해 진다. 내 심장 박동과 내 머리 속에서 흐른다는 뇌파와 공명이라도 하는 걸까...

장조보다는 단조가 귀에 더 잘 녹아드는 것은 내 마음이 그래서일까? 아니면 많은 사람이 같은 느낌을 받을까?

 

무튼, 다시 들은 요요마로 난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고 이제는 그런 말에 휘둘리거나 하지 않을 나이가 됐기에 다시 그의 연주를 즐겨보련다. 파블로 카잘스와 요요마를 비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가 뭐 음악평론가도 아니고 카잘스는 카잘스대로 요요마는 요요마대로 즐기는 것이 내 권리가 아니겠나.

 

좋아하는 것은 평가의 대상이 아니다.

 

한밤중에 이런 것들이 떠올라 주접임을 알면서도 블로그에 몇자 적는다. 적고 나니 시원하네.ㅎㅎㅎㅎ

 

https://youtu.be/UuQZ8VuZTSA?si=IYpG8Nr5zAEBlP6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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