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스카치 위스키 보다는 버번을 좋아했습니다.
아버지는 주종을 가리지 않고 즐기시는 편이었지만 유독 버번 위스키는 집에 두지 않으셨죠. 그러던 어느 날 버번을 맛 볼 기회가 생겼던 것이었습니다. 아마 잭다니엘이었을 겁니다. 아마도 선물 받은 것이었을텐데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는 관계로 제가 몽땅 마셔버렸던 기억이 있네요. 그런데 매일 보던 꼬냑이나 스카치 보다 뭔가 묵직하게 넘어가는 느낌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나중에 내돈내산으로 바에서 마신 잭 다니엘은 그 맛이 안나더군요... 뭐가 달랐을까요...?
아무튼 제 머리 속에는 스카치는 젠틀하고 버번은 묵직하구나! 하는 인상이 새겨져 버린 사건이었습니다.
지난 번 포스팅에서 이야기 했지만, 다시 위스키를 맛 보기 시작한 이후에,
2024.07.27 - [주관적 술] - 발베니 12년 아메리칸 오크
동네 주류상에 나온 버펄로 트레이스를 싼 값에 업어온 적이 있습니다.
버펄로 트레이스는... 그 라벨이 붙은 버펄로처럼...이렇게 말 했습니다.
개겨?
목구멍을 쓸고 넘어가는 그 느낌은 마치 거친 버펄로의 털이 식도를 긁고 내려가는 듯한 강렬한 느낌을 줬습니다. 이어서 코 김으로 퍼져나오는 위스키의 향은 마치 화난 버펄로가 '푸르륵!!!' 하는 느낌을 주는 정도 였습니다.
이어서 접하게 된 롱브랜치(Long Branch). 마치 멋들어진 수트를 차려입은 미국 신사를 연상시키는 외관 처럼 묵직하지만 젠틀한 느낌을 주는 버번이었습니다. 이후 다른 술들을 섭렵하던 중... 추석 특가로 나온 와일드 터키 레어브리드를 지에스 후뤳쉬! 에서 만났습니다.
가격은 96,000원. 오... 왠지 착해보이는 가격... 동네 주류상에 물어보니 99,000원!!! 지에스 후뤳쉬에 7병 정도가 들어와있었는데 추석이 들어있던 9월이 다 지나도록 한 병도 팔리지 않았습니다!!! 앗싸!!! 더 떨어질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이전에 들어왔던 아벨라워 10년 잔 포함 패키지가 안팔리자 가격이 떨어져 103,000원이 붙어있었기 때문입니다. 동네 주류상에 가면 1~2만원 더 줘야 하는 술 입니다.
버티자!
기다리면 더 떨어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시 99,000원...
매번 집 앞 후뤳쉬에 갈 때마다 확인해 보지만 다시 떨어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들어간 이맛트!!!
가장 최저가인 84,800원을 이름표 아래 붙이고 있던 녀석을 집에 데려오는데 성공했습니다. 물론 3개월 무이자 할부... 3개월 동안 나눠마셔야 합니다.
색깔은 맑~~~고 밝~~~은 호박색 입니다.
향은 톡 쏘지 않고 은은~하면서 뭔가 다른 버번 위스키들 처럼 '버번!!!!' 하고 외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약간 캬라멜향이 나고 체리(?)가 자꾸 연상됩니다. 목 넘김은 묵직하면서도 임팩트가 있지만 거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스카치 위스키처럼 젠틀하지는 않지만 뭔가 츤데레를 연상시키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뭔가...'달려~!!!' 라고 하기보다는 '오늘도 수고했군!' 이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오늘 와일드 터키와 함께 할 안주는
이마트 껍질 도미... 17,800원(할인 해서)...
이렇게 오늘도 위로를 받습니다. 여러분들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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