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서(恕)일 것이다. 서(恕)란 자기가 하고자 하지 않을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 것이다.'
子貢問曰, 有一言而 可以終身行之者乎? (자공이 물었다, 한 글자로써 평생 지키고 살아야 할 것이 있습니까?)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아마도 서(恕)일 것이다. 서(恕)란 자기가 하고자 하지 않을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 것이다.)
논어에 나온 말이다. 아마 고등학교 한문시간에 배웠던 것 같다. 앞뒤는 다 자르고 '기소불욕이면 물시어인이라' 이것만 외웠다. 시험에 나왔기도 했겠지만 말이 좋았다. 작게는 '물' 떠다 달라는 일에서 부터 시작된다. 내 몸이 불편해서 물을 뜨러 가지 못 할 상황이 아닌 이상 내가 먹을 물은 내가 떠다 먹어야 한다. 이런 경우도 해당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는 것,
내가 하고 싶지 않은 데 어쩔 수 없이 해야되는 일을 남에게 좋은 일이라며 권하는 것,
내가 하니까 너도 하라며 억지로 권하는 것,
내가 해보니 좋지 않은 일은 당연히 남에게 권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내가 해봐서 좋은 일도 남에게 강권하지는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만 하는 말이 있단다. 점심시간에 식당에가서
넌 뭐먹을꺼야?
예전엔 식당이 갑이었다. 점심시간에 식당에 가서 각자 다른 메뉴를 시키면 종업원이 그랬다.
"따로따로는 안되요." 그러다가,
"통일하시면 빨리 나와요."
그게 언제적 이야기인가... 그러니까 같이 밥먹으러 간 사람 눈치도 보고 식당 사장님 눈치도 보고 하느라 그랬다.
요즘 "뭐 먹을꺼야?" 라고 물어보는건 뭘 먹을지 결정하는데 참고로 하기 위함일꺼다. 오죽하면 '점메추'라는 말이 생겼을까...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각주를 달자면 '점메추'는 '점심 메뉴 추천'이다. 먹을게 많아지기도 했겠지만... 그 말 한마디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의미를 다 읽으려고 하는 나도 병이다...)
점심을 먹으러 가면 내가 좋아하는 메뉴를 시키면 된다. 봉사활동이 좋으면 저 혼자 하면 된다. 아닌말로 길을 가다 춤을 추고 싶으면 혼자 추면 된다. 교회 좀 다녔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교회 가자고 강권할 이유도 없고, 지가 점 보고 싶다고 교회 다니는 친구를 점집에 끌고갈 필요도 없다. 같이 점심 먹으러 갔는데 맥주 마시고 싶으면 혼자 마시면 된다.
핵개인의 시대다.
https://youtu.be/837sCUrOgEs?si=KAMDKCa8-S4bWgju
적당히 권했는데 싫다고 하거든 그만해야 하는 시점이 온거다. 그걸 굳이 상대방 기분까지 긁어가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치사한 놈으로 만들어가면서 강요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그건 상대방에게 거절 당했다는데 대한 무안함에 어떻게든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폭력이 더해진 것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자신이 느낀 무안함으로 촉발된 분노를
상대방을 굴복시킴으로써 보상 받으려는 것 이외에 다른 의미가 있을까?
사소한 것 하나로 사람을 잃을 수 있다. 그게 술 한 병일지라도....
폭력에 항거하다 사람을 잃었다면 차라리 잘 된 일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일찌감치 떠나는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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