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글을 써 봅니다

별사탕

Tiboong 2024. 6. 2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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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골목 바퀴벌레들이 기어 나온다. 모두 비슷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바퀴벌레와 행동이 유사하다. 좁은 골목에서 천천히 기어나와 더듬이를 좌우로 흔들며 길을 건넌다. 차가 다가 오면 빠른 발걸음으로. 동료를 만나면 같은 발걸음으로 그들의 옆에 자리한다.

 

전혀 특별한 것은 없다. 조금 특이한 것들이 있을 .

뽀빠이 봉지를 열면 갈색의 튀긴 과자 가득 들어있다. 사실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비주얼이다. 그걸 보고 식욕이 당기는 것은 그것의 맛을 보았었던지 아니면 몹시 배고프다던지 하나가 아닐까? 갈색의 꼬물꼬물한 것들 사이로 반짝이는 것들이 있다. 하얀색, 분홍색, 뭔가 특별해 보이는 그것은, 우리가 봉지를 열때마다 찾고자 하는 바로 그 별사탕이다.

 

별사탕… 이름부터 서정적이다. 하늘에 있는 작고 반짝거리는 예쁜 그것이 아주 달콤한 맛으로 현실 세계에 있는 것이다. 물론 맛은 그저 설탕 덩어리를 뭉쳐 놓은 것 같은 퍼석퍼석함과 저렴한 단맛일 뿐이지만. 조미료에 잔뜩 절여져 단맛과 탄맛이 공존하는 라면땅 세계에서 별사탕은 아주 특별한 존재다.

 

수백, 수천의 라면땅 조각 사이사이. 별사탕은 몇개 안된다. 아마도 그 수량이 불특정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많아서일까 언제부터인가 라면땅, 건빵 봉지 안에 별사탕은 별도로 비닐 봉지에 싸여있다.

 

색색깔의 별사탕이 한군데 모여있으면 어떤 모습일까? 요즘 걸그룹이 각각의 개성으로 뭉친 것을 보면 딱히 미인들만 한데 모아놓은 그룹은 매력이 없을 수도 있겠다.

 

그래… 그렇다고 해서 외모가 예쁜 만이 별사탕은 아니겠지… 하지만 말을 해보거나 노래를 불러보거나 춤을 추기 전에는 그것이 별사탕인지 라면땅인지 모르는 거겠지…

 

누구나 별사탕이 되고 싶어 한다. 지하철에서 쏟아져 나오는 검은 속에 반짝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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