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람입니다. 여행사에서 일하시던 아버지를 따라 대구, 경주, 부산은 중학교 이전에 많이 다녔습니다. 그런데도 부산에서 돼지국밥을 먹은 기억은 없네요. 서른이 한참 넘어 마흔이 다되서야 돼지국밥을 먹어봤습니다. 그때는 자영업 + 프리랜서로 일하던 시절이었던 것 같네요.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에 갔다가 유명하다는 돼지국밥 집에서 먹었습니다. 사진도 없고 그렇긴한데 피곤했는지 입 천장이 다 까져서 무지 고생했었던 기억이 있네요. 무튼 부산에서 먹은 돼지국밥은 순대국밥이랑 비슷한 맛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돼지 부속이 들어가고 뽀얀 국물에 양념장을 풀어서...
올해 광주에 출장을 갈 일이 좀 있었습니다. 한번 가면 며칠씩 있다 와야해서 누가 소개시켜준 모텔에 베이스 캠프를 쳤죠. 혼자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태어나서 처음 가본 광주는 많이 어색했습니다. 광주에서 혼자 밥을 먹으면 주변 사람들이 친구 없는 걸로 생각한다는 말도 어디서 들은 것 같고 그래서 좀 망설여졌지만, 배고픈데 이거저거 신경쓸게 뭐가 있답니까 네이버를 뒤지기 시작했죠.
충장옥 구시청본점 : 네이버
방문자리뷰 55 · 블로그리뷰 61
m.place.naver.com
충장로라고 하는 지역은 구 시청이 있던 지역이라고 합니다. 주변에 조선대가 있는 것 같고 거리는 옛날 건대입구(화양리)같은 느낌?
묵고 있던 숙소에서 5분을 걸어가면 있는 곳이라 저녁에 슬렁슬렁 걸어갔습니다.
돼지 맑은 국밥
메뉴가 단촐 합니다. 식사 메뉴는 돼지 맑은 국밥과 요기 주먹밥(아마도 요기는 요기조기의 요기가 아니라
요정도라는 뜻일 듯...
미나리 냉수육도 먹고 싶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국밥을 먼저 조지는 걸로 결정!
토렴 방식으로 나오는 국밥인데 밥알이 정말 맛있습니다. 사진은 못 찍었지만 혼밥용 테이블 앞에 충장옥의 음식에 대한 철학, 재료, 밥 짓는 방법 등을 적어놓은 노트가 있습니다. 그만큼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철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릇도 뚝배기가 아닌 사기그릇으로 대접 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고기도 많아서 소주 한병 곁들이기에 충분합니다. 맑은 국밥이다 보니 느끼하거나 기름지거나 하지 않습니다. 먹는 내내 한 숟가락 뜰 때마다 담백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네이버 링크를 눌러보시면 사진이 많이 나오는데 식당의 분위기도 아늑하니 좋았습니다. 특히 조명이 좋았는데 딱 내 테이블을 비춰주는 조명이 있어서, 식사와 같이 식사하는 사람들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돼지국밥은 부산이라던데... 이 정도면... '돼지 맑은 국밥'은 광주라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몹시 주관적인 의견이니 태클은 사양입니다. ㅋ
전라도 광주에 가실 일이 있으시면 한 번 들러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아쉽게도 아침엔 문을 열지 않으니 해장은 어렵겠네요. 점심도 괜찮고 저녁에 반주를 곁들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관적 맛집 첫번째였습니다!!!
'주관적 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롱사태 스지전골 그리고 바다한잔 동해 (0) | 2024.08.03 |
---|---|
남도해물촌 (2) | 2024.07.09 |